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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신작시/김은옥/뱀딸기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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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은옥
뱀딸기
치장 좋아하는 어머니
무덤 위에도 보석 핀을 꽂으셨나
봉분 위에 빛나는 빨간 구슬
나는 병아리 되어 입에 뭅니다
마지막 휴게소
‘죽전, 마지막 휴게소’
어떤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시간에 겁먹은 짐승들
서로 눈 마주칠까 팽팽한 콧김 뿜어대면서
전력 질주하던 짐승들이 잠시 숨 고르는 곳
어쩌면 죽기 전에 쉬는 곳이라 죽전일까
머리 짧은 풀들이 비를 마시며 벌써 힘을 얻고 있다
말없이 진설한다
우산을 겹겹이 세워 막아도 제사 음식에 들이치는 비
우산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이 빗줄기 속에는 있다
오래도록 덤덤하던 큰언니가 물 위에 털썩 주저앉는다
슬픔에는 약이 없다더니
자동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쇠북 치는 소리 같다
어머니 아버지 고요하시다
여기는 죽전 마지막 휴게소
**약력:2015년 《시와문화》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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