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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신작시/조영숙/골목길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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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219회 작성일 17-01-04 16:45

본문

신작시

조영숙




골목길




열 평 남짓 두 줄
나란히 이은 터
안으로 들어서면
두런두런 이야기로 남아
그 자취 정을 피우는 길
귀 기울여 가만히 듣는
그대 숨소리 같은 길
눈 여겨 자세히 보는
숨은 그림 같은 길이라


이십사 시간 구공탄을
뜨겁게 끌어 앉고
온몸 허옇게 삭혀  
다시 쓰일 수 없을 때
돌아서면 두근두근
그리운 마음길
찾아가면 그 자리에
항상 웃고 있는
보고픈 인생길이라







봄의 흔적




들판과 나무
그리고 찬란한 물비늘에 어우러진
완벽한 모자이크


세월 거슬러 가다보면
추억처럼 순간
찾아오는 흔적은
멀리에 있지 않고
바로 여기에 있어


손 내밀면
한 줌 빛처럼
눈 감으면 숨결처럼
그렇게 사라졌다
어김없이 다시 오는
봄의 수다







**약력:1993년 월간 《순수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안에 나 하나 내려놓는다』, 시화집 『아름다운 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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