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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신작시/신지혜/주인공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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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111회 작성일 17-01-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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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신지혜





주인공아!



살아생전 늘 일인이역으로 혼자 주거니 받거니
스스로 법문 고이 떠받들었던
서암스님의 적멸도량 반야 법문이시다


주인공아!
네!
깨어 있어라!
네!
다른 사람에게 속지 말아라!
네!


이처럼 빈틈없는 금강법문 또 보셨는가
사지 옴짝달싹 할 수도 없이
천둥 벌거숭이 날뛰던 자신의 무릎조차 일거에 타악 꺾어놓는 자문자답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나왔으므로
자신의 구멍으로 곧장 디밀어 집어넣는 것
저 안에 넣고 고하면
묻는 자도 대답하는 자도 둘 아니요
한 분이시다
나 또한 내 안에 대고 수시로 불러세운다
주인공아!
네!
웬 부처 한 분 쏜살같이 달려 나와 다소곳이 엎드리신다
속지 말아라!
네! 이 세상 거짓에 절대 속지 않겠습니다!


묻는 부처와 대답하는 부처가 드디어 상봉하여 직통으로 뚫린다






우리 전생에 만난 적이 있지요?



밤10시 라디오에서
한 여가수의 노래가 묻는다
우리 전생에 만난 적이 있지요?


내가 대답한다
아, 그럼요. 우리가 서로 마주친 적이 헬 수 없이 많지요
내가 작은 원자였을 때
저 허공 푸른 헬륨 개스였을 때
숲속 포효하는 들짐승이었을 때
허허벌판 이름 없는 꽃씨였을 때
그때도 우린 늘 함께였었죠


당신 인생의 바로 이전 페이지를 넘겨봐요. 우린 늘 서로의 무엇이었죠
아직 읽지 않은 뒷 페이지 속에도 우린 서로의 무엇이 될 것이죠


이 세상 모든 역할 체험하고 다시 돌아간 후에도 또다시
당신은 서양인으로 나는 동양인으로 역할놀이하며 만나기도 했었죠


내가 당신의 남자 혹은 여자였을 때
당신이 나의 아기 혹은 어머니였을 때
내가 당신의 친지 혹은 이웃이었을 때
우리 끝없는 반복의 역할 여행


당신과 나 무엇으로 서로 만날지라도
우린 늘 가까이 서로의 주위를 한 번도 떠나본 적 없으며
같은 진동과 파장으로 늘 함께였기에 전혀 낯설지 않아요


내가 당신 눈 속, 가만 들여다보면
망각했던 수천 번 나의 전생이 다큐필름처럼 다시 연속재생됩니다









**약력:미주 2000년 〈중앙일보〉신춘문예. 2002년 《현대시학》 신인상.

세계계관시인협회(UPLI)United Poets Laureate International Member. ‘The Famous Poet Society USA New Millenium Poet’ 선정 재외동포문학 시 대상.

미주시인문학상 외 다수 수상. 시집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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