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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신작시/황영순/가을 지나, 바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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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6회 작성일 20-0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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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신작시/황영순/가을 지나, 바다 외 1편


황영순


가을 지나, 바다



지금 겨울로 가고 있나요?


물때 바뀌는 소리가 들려요


아니, 아직 가을 어디쯤 같은데


끝을 향해 날아오르는 새의 몸짓이 저기,


자꾸자꾸 짙어지는 물빛에 발목이 빠져요


중중거리는 파도 소리에


파도를 베고 누웠던 갯국이
 
순연한 얼굴을 하고
 
아득한 새의 날개는
    
가을을 지나
 
머 언 바다 어디쯤으로





알람



씨방 속에 갇혀 나올 수 없어요 진창을 허우적대다 허방에 헛다리만 짚어요 터파기가 소리를 부서요 잘려져 나온 단단한 울음은 지층을 뚫고 잠은 옆으로 쓰러져 내려요 30분은 용서가 된다고 바람이 속살거려요 새벽 4시 30분과 5시 간격과 간격을 사이에 두고 소리가 악다구니를 해요 일어나라고 아니 5분만 5분만 5분의 밀도가 점점 높아져요 시퍼런 소리가 잠의 끝머리를 툭툭 걷어차요 사방으로 잠이 튀어 나가요 소리가 희끄무레 옅어져 가요 날마다 검고 푸른 발바닥을 가진 소리가 새벽을 부서요 나는 매일 매일 귀가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고요





*황영순 2010년 《강원작가회의》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당신의 쉰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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