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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김미옥/콩나물과 커피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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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434회 작성일 17-01-0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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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미옥






콩나물과 커피



첫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두 번째 손님이 돼지고기를 사갔다
세 번째 손님이 상추를 사갔다
.
.
.
스물한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스물두 번째 손님이 죽은 닭을 사갔다
스물세 번째 손님이 감자를 사갔다
.
.
 
일흔두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일흔세 번째 손님이 참외를 사갔다


백다섯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백여섯 번째 손님이 방울토마토를 사갔다
 
이백서른세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러 왔으나
이백서른네 번째 할머니가 또 콩나물을 사러 왔으나
 
이제 콩나물은 없다
콩나물시루는 빈 시루다
 
몇 번째 손님인지 또 콩나물을 찾는다
“도대체 어따 정신을 팔고 콩나물을 그렇게 적게 들인 거야 ”
 
남편은 돼지고기를 송곳처럼 썰어대며 투덜거리고
그녀는 종이컵에 일회용 커피를 쏟는다
커피 물이 펄펄 끓는다








그것들



가로수 사이 그것들이 서 있다
길쭉한 몸통을 땅에 우뚝 박고
뿌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쭈~욱 따라 올라가 본다
아득히 위쪽, 굵고 가는 줄들이 그것의 양 귀를 당기고 있다
얼기설기한 줄들이 허공을 흔들고 있다
그 위에 새들이 악보처럼 앉았다 간다
 


허리춤에 드럼만한 통을 달고 있는 그것
아랫도리에는 광고전단 같은 것들을 덕지덕지 붙인 그것
 


강아지를 찾습니다 푸들 검은색 사례비 : 백만원
할머니를 찾습니다 나이 89세 이름 : 이복남
짧은 커트 머리 꽃무늬 몸빼 바지를 입었음 사례비 : 오십만원
경고!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바람 세찬 날은
그것들 윙윙 운다
우워우워 허공도 따라 운다








**약력:2014년 《문학청춘》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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