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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소율/하나님 오 하나님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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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117회 작성일 17-01-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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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소율






하나님 오 하나님



하나님을 만나러 산으로 갔다
하나님을 만나러 들로 나갔다
하나님을 만나러 바다로 갔다



오오 거룩한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마침내 한밤중 거리로 나섰다, 그곳엔 유령처럼 떠도는 눈동자 가득하였고 가여운 영혼들 물결처럼 흘러 다니고 있었다



어둠 때문일 게다 타락한 성직자 하나 참으로 경건한 얼굴을 하고서 깜박이는 불빛 향해 비틀대며 가고 있었다 그 뒤를 유난히 뻣뻣한 고개와 더욱 유난스레 굽어지지 않는 무릎관절을 가진 신도들 열을 지어 따라가고 있었다 오 하나님, 거리엔 찬송가 소리 밤을 유혹하는 붉은 립스틱처럼 황홀해 왔다, 어둠 짙어갈수록 더욱 현란해지는 밤의 무지개, 페로몬 향기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독버섯들 그 안에서 쑥쑥 넝쿨을 뻗어 올린다



길 위에서 헤매던 영혼들이 불빛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떼를 지어 달려들고 있었다 주여 우리를 구원할 자 당신이오니까, 진정 당신이오니까,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의 눈은 멀었고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미천한 자들, 당신을 믿사옵니다 오 하나님 나의 영혼 나의 심장을 당신께 바치나이다



  하나님을 만나러 교회로 갔다
  하나님을 만나러 성당엘 갔다
  하나님을 만나러 산사로 갔다








여전히 풀등*




울지 말아요 그대
세상은 온통 꽃밭인 걸요
파도가 유난히 뒤채고 나면
창백해진 얼굴로 바다는 달려 나가고
 
끝도 없는 저 모래사막을 뚫고
거뭇 누웠던 꽃들 다시 피어오르고
가마우지 흉터를 안고
당신은 언제나 저만치 있고
 
혹 간밤에 내가 단잠을 이뤘던가요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이곳은 여전히 풀등
그 외로운 풀등에 서서
그대여, 울지 말아요 제발


  
 *인천 승봉도(또는 이작도) 앞 바다 속에 잠겨있는 거대한 모래사막 섬을 이르는 말.
  약 30여만 평의 모래사막 섬이 썰물 때면 끝도 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약력:1994년 《예술세계》로 등단. 시집 『브래지어가 작아서 생긴 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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