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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정치산/시간을 조각하는 새들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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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266회 작성일 17-01-02 19:02

본문

신작시

정치산






시간을 조각하는 새들



어제만 머무는 성에는 시간을 조각하는 새들이 산다. 톡톡 쪼아낸 시간을 조각내어 피카소 그림을 덧칠한다. 가을에서 봄으로 가는 겨울이 여름을 편집한다. 어제에서 내일을 꺼내어 보여준다. 불쑥 과거의 영상이 나타난다. 뚝뚝 떨어진 시간을 주워 오늘을 짜깁기한다. 검은 독수리는 시간을 물어오고 갈가마귀는 어둠의 경계에 서 있다. 검은등뻐꾸기는 조각난 시간들을 뱁새의 둥지로 밀어내기도 하고 불러내기도 한다. 조각난 시간을 물어다가 둥지를 만드는 검은 독수리의 성에 시간이 일렁인다. 때마다 고요한 바람이 휘몰아친다. 쪼개진 시간들이 물비늘로 반짝인다. 물비늘을 낚아 올린 내일이 사금파리로 부서진다. 검은 안개를 피우며 시간을 조각하는 새들은 어제의 안개에 갇힌다. 아침 안개 피워 물고 검은 물줄기를 따라 시간이 소용돌이친다. 다시 오늘이 내리는 성은 내일의 해를 거부하고 있다.





어깨에 생기는 섬
―詩話·5




도시를 삼키고 고개를 돌린 그의 어깨에 섬이 돋아난다.
그의 어깨에서 돋아난 섬에 꽃이 피고 나무들이 자란다. 새들이 날아든다. 검은 건반과 흰 건반 위에 말들이 춤추고 마차가 달린다. 나비 떼가 날아오른다. 비너스 조각상에는 몸 없는 꿈이 흘러간다. 잠든 고목이 꽃을 피우고 태아의 시간이 깨어나고 있다. 열린 서랍 속에서 고양이가 깨어난다. 하늘에 걸쳐진 시간이 땅으로 기울고 피아노 위에는 기울어진 시간들이 춤을 춘다. 그의 가슴에 정박한 배들이 일제히 고동을 울리는 시간, 그의 등에서 문이 열리고 출렁이는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약력: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바람난 치악산』. 원주문학상, 원주여성문학상, 전국계간지작품상 수상.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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