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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오늘의 시인, 백우선/신작시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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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3편
고드름 외 2편
온 가족이 흘리고 흘린 눈물이 깊고 어두운 집집에 가득가득 차올라 넘쳐 처마에서 뚝뚝 떨어졌네.
날로 더 흐리고 추워지자 얼어서 창이 되었네.
그치지 않는 눈물과 한숨에 길어지는 창의 끝은 그들의 머리를 향해 점점 내려왔네.
하느님 모녀
내 하느님은 절망에서 태어난다.
참혹, 불안, 공포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그러는지
자기 어머니는 어쩌지 못하고
나만 다독거린다.
사람들만 둘러본다.
모녀가 닮아 보이지는 않는다.
괜히
그냥 편히 살게 할 걸
괜히 시를 쓰게 했다며
세상을 앓게 했다며
여든이 다 되신 은사님은
술김에 울먹이셨다.
아니 선생님 덕분에 행복합니다라고 했지만
나도 목이 메어 제대로 말씀드리지도 못했다.
너무 잘 쓰려고도 하지 말고
많이 발표하려고도 하지 말고
천 명이 한 번 읽는 시보다
한 명이 천 번 읽는 시를 써.
사람들의 입맛을 따라가지 말고
쓰고 싶은 대로 쓰되
오래 남을 시를 써.
그냥 편히 살게 할 걸 괜히…
댁으로 모시는 차에 오르면서도
그 말씀을 덧붙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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