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신작시/노혜봉/고인돌 내 사랑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1,631회 작성일 15-07-09 14:48

본문

노혜봉

고인돌 내 사랑 외 1

 

 

그는 내 가슴에 박힌 고인돌이다

난 그를 받쳐 주는 돌이다

 

무거워도 평생 어깨에 지고 버텨야만 한다

끙끙 이 악 물고, 저린 이 괴로움을

맨가슴 터지며 견뎌낼 깜냥의 돌, 고만,

제자리에서 푹! 고꾸라져 묻히는 새까만 돌

 

다리를 한 길 더 땅 속 깊이 묻어버리자

얼굴도 묻어버리자

어두운 눈 어두운 귀는 믿을 수 없다

백날 아니 삼백예순날 캄캄, 맘먹고 묻혀 지내자

 

어느 귀한 쇠스랑이 가슴을 내리쳐

어느 날 내 생각을 번쩍! 들어, 내리내리

글벼락 때려 퍼부을 때까지

황홀! 내리내리 마냥 몸서리 칠 때까지

 

 

 

 

동그마니

 

 

책장 안쪽 정면에는 상패가 보란 듯이 있었다

테두리 안, 가운데 위쪽으로는 꽃 한 송이,

상징인 문양이 있다

한 쪽 눈은 감고 세상을 살라는 듯

 

그 시인의 이름과, 날짜가 점점 헷갈려 보인다

그 전 생에서는 누구의 딸을 만나

사랑을 진진하게 나누었을까

 

둘이서 헛되이 얼굴을 돌리고

눈을 감고, 바라보는 마음 한 끗을 둔 채

미명未明 속에서 헤어졌을까

 

어두운 뒷거울로는

제 미련을 초라하게 보일 수 없다고

늘 한 발 앞서서 밖을 내다본 채 벌서고 있다

 

하릴없이 오늘밤도 말갛게 쓸쓸하게 서서

그 뒤, 생의

헛꿈, 아홉 밤, 마음자리

옆얼굴을 비치며 침묵의 내력을 곱씹고 있다

 

 

노혜봉 - 1990년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산화가,쇠귀, 저 깊은 골짝,봄빛절벽. 성균 문학상,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류주현 향토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