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신작시/정서영/엄마의 외출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1,821회 작성일 15-07-09 14:53

본문

정서영

엄마의 외출 외 1

 

 

1.

허리가 푹 굽은 작은 노인이 지나간다

주인을 잃은듯한 강아지 한 마리

아득히, 멀어지는 노인을 바라보고 있다

 

2.

내가 엄마의 화장化粧 모습을

처음 본건, 당신께서 땀땀히 손수 지으신

삼베옷을 입고

안식실에 고요히 누워계신 그날이었습니다

 

안개꽃 속, 당신의 모습이

너무 곱고 고와서 낯설기까지 했었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꽃 한 송이가

내 눈 앞에 오롯이 피어있었습니다

 

겨울 하늘이 너무 깊고 깊었습니다

내가 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머지않아

산등성이에 당신의 발자국 붉게 피어나겠지요

 

 

 

 

편지

 

 

엄마!

 

이곳은 괜찮아요

 

창 문 너머 석류나무 잘 있어요

 

장롱도 장독대도 부엌도 잘 있어요

 

핑크빛 이불 위 엄마의 나비도 아직 거기 있고

 

베갯잇 위 목단꽃도 그대로 피어있어요

 

엄마가 부르던 노래를 들으며

 

펄럭이는 하늘을 가끔씩 올려다보지만

 

백 년 전 그때처럼 아무 일 없어요

 

엄마!

 

오늘은. 2. 32. 131.

 

엄마처럼.

 

봄비가 오고 있습니다.

 

 

정서영 - 2005리토피아로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