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신작시/양은선/미로 외 1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1,813회 작성일 15-07-09 15:09

본문

양은선

미로 외 1

 

 

잘 꿰어진 길을 나선다

똑같이 입을 모은 길들이 벌어진 상처를 날카롭게 후비며 지난다

앞선 자들의 중심을 뒤흔드는 날선 길들에게

하늘이 그의 마음을 대신하여 일러주고

황량한 들판을 떠도는 들개의 영혼처럼 그렇게 자유롭다

가슴 끝자락이 말리는 통증에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따르다

화석처럼 박힌 이 무지와 번뇌,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 어지러움 이라니

무엇이든 기억하고 싶은 열망이 노을 끄트머리처럼 이글거리고

햇살 속에 시간은 오고 있다

 

너는 모른다 살얼음판 같은 내 기억을

 

 

 

 

퇴보 아닌 퇴보

 

 

오늘도 길을 잘못 들어섰다

목적지를 혼란스럽게 멀찌감치도 돌아서 간다

늘 가던 길도 어제와 다르게 자꾸만 불편하다

누구와도 교감할 수 없는 삶의 분주함이 몸과 정신을 닫아놓았다

한 무리의 바람이 기억 저편을 기웃거린다.

그동안의 길들과 나에게 너무도 미안하다

이제는 헐렁이고 싶다

다 내려놓고 저들과 소통하고 싶다

눈 밝은 새벽이슬처럼 천천히 소멸되는 여유를 만들고 싶다

비밀스럽지 않은 일상에 처음으로 나를 쓰다듬으며

지난 시간에 창을 내어 건다

어디서부터 고부라진 몸인지 밤새 몸살을 앓고

그렇게 불덩이처럼 굴러다니는 몸을 추스린다

 

오늘도 손바닥 가득 들어 올린 한낮을 조용히 끌어않으며

다가오는 이 한참을 이렇게 오래 허문다.

 

양은선 - 2009시로여는세상으로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