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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외현/달빛 태닝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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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2,186회 작성일 15-07-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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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현

달빛 태닝 외 1

 

 

달고나 보름달이 삼나무 가지에 걸려있다.

스모키 화장을 하고 팔뚝에 문신한 그

달이 반사하는 음산한 눈길에 움찔한다.

웃옷을 벗고 황금독수리 날개를 단 그

착 달라붙는 가죽바지를 입고 달을 쳐다본다.

달의 아우라가 이동하며 그를 에워싼다.

시크한 표정과 앙 다문 검은 입술을 연다.

얼굴과 입속에 달빛이 스멀스멀, 스며든다.

달고나 달을 베어 문 입술이 이죽거리더니

황금빛 날개를 퍼덕이며 몸을 부르르 떤다.

내부가 달달한 달빛 향에 훈제되고 있다.

삼나무 가지 사이로 속노랑 고구마 빛

수천 개의 혀가 그의 몸을 부드럽게 핥는다.

외부가 은은한 삼나무 향에 훈제되고 있다.

안팎으로 노릇노릇 구워지는 중이다.

 

덩달아 구워진 별똥별들이 땅으로 떨어지고

늙은 삼나무 밑동 언저리에 새벽이 지나간다.

그가 녹아내리며 토한 달이 바닥에 흥건하다.

 

 

 

 

쇼퍼홀릭*

-TV홈쇼핑

 

 

리모컨을 돌리다 눈이 선다. TV가 나를 향해 리모콘을 조준한다. 팔랑 귀에 속사포를 쏜다. 나는 바라다보며 한숨을 짓는다. 그의 아찔한 자태에 숨이 절로 멎는다. 머리카락이 1센티미터 자란다. 심장이 울퉁불퉁 제멋대로 뛰논다. 손톱이 자라 부리 긴 새가 된다. 눈동자 실핏줄에서 핏물이 고인다. 한밤중, 전화해서 내일 저녁 그가 온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겨우 잠을 청한다.

 

오늘도 네가 쏜 리모컨이 과녁에 명중한다.

 

쇼퍼홀릭-쇼핑 중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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