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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웅

비둘기 식사 외 1편

훈훈한 집안에서의 식사가 아니라
도로 위의 위험한 식사다


내 돈 주고 사 먹는 품위 있는 식사가 아니라
슬금슬금 눈치 보며 허겁지겁 먹는 식사다


고봉으로 먹는 식사가 아니라
한 톨 한 톨 콕. 콕. 쪼아 먹는 식사다


엄마가 차려준 가정식 식사가 아니라
아이들이 던져준 빵 부스러기 식사다



1식 3찬의 풍성한 식사가 아니라
반찬도 없이 국물도 없이 고개 숙인 식사다


누구는 나를 보며 평화의 전도사라 하지만
나는 거리의 낭인이다

북소리

둥둥 …

소 울음소리가 죽어서도 메아리친다

생전에 눈 깜빡깜빡하다가

도살되던 날

깜빡했던 한 생

잊을듯하면

사람들은 기억의 회로 속으로 들어와

펀치를 날린다



북, 부욱

간장을 녹이고,

피멍을 들이고,

어디 한 번 신명나게 울어보라고,

퍽, 퍼억

가슴을 친다



그럴 때마다

둥둥 …

북받치는 천둥소리



그럴 때마다

저승의 소들은 우우~~~

떼로 운다

울음 속에는

소 울음만 있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