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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김동수/사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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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김동수
사이 외 1편
혼자가 아니었나
나를 잡고 흔드는 이가 있습니다
내 눈과 귀를 가려
한동안 끌고 다니다
보란 듯이 내 속살을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흔들어 댑니다
지뢰를 밟듯 당신을 세워
나를 후려치는 이여
방심은 언제나 금물이라고
차가운 강물이
빈 가슴을 파고 듭니다
당신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이 언덕에서
저 언덕의 당신
늘 같은 것 같으면서도
같지 않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언제나 낯선
너와 나의 사이
그것을
다시 깨우쳐 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저 언덕, 어디에서
아직도
나를 잡고 흔드는 이여
몽골의 밤
내가 잠든 게르 위로
까마귀 몇 마리 날아와 우짖는다.
먼 평원 어디에선가
개 짖는 소리
좁은 게르 밖에서
낮게 깔린 풀들의 살랑거림
서늘한 중앙 아시아
어둠의 휘장을
붉으스레한 동녘이
살며시 밀어 올리는데
중천엔
아직 달이 떠 있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을 받아들여
내 심장
내 영성이 내려앉은
고즈넉한 영원성의 한 공간
어머니의 품처럼 둥그런
몽골의 밤
김동수 - 전북 남원 출생. 1981년 월간 『詩文學』으로 등단.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말하는 나무』 ,『흘러』 등. 평론집 『한국현대시의 생성 미학』 , 『시적 발상과 창작』 등. 한국비평문학상, 시문학상 수상, 대한문학상. (현)백제예술대학교 문화콘텐츠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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