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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최영규/지금 밤나무 숲은-하지夏至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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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규
지금 밤나무 숲은 외 1편
-하지(夏至)
뒷산 밤나무 숲이
밤꽃 꽃밭이 되었다
떼로 날아온 나비들로
난장판이다
나비들의 날갯짓에
정신을 빼앗긴
밤나무꽃 꽃술들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그 꽃술들의 모습이
마치 나비들에게 손짓하며
뭐라고 부탁하는 것만 같다
열심히 젖을 빨며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는
아기들의 그 간절한 눈빛처럼
지금
뒷산 밤나무 숲엔
난장(亂場)이 벌어졌다
나비떼들의 날갯짓으로
밤나무꽃 꽃술들의 손짓으로
밭은 숨 쉬는 아기들의 눈빛으로.
낮 달
지난 밤
누군가를 기다리며
꼬박 밤을 새우더니
오늘
한낮이 되어도
돌아가지 못한 채
망연자실(茫然自失)
지쳐
흔적만 남은
저 눈빛.
최영규 - 강원도 강릉출생. 1996년 《조선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아침시집』,『나를 오른다』. 한국시문학상, 경기문학상 바움작품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사무총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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