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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김미옥/콩나물과 커피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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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2,222회 작성일 15-07-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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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옥

콩나물과 커피 외 1

 

 

첫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두 번째 손님이 돼지고기를 사갔다

세 번째 손님이 상추를 사갔다

.

.

.

스물한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스물두 번째 손님이 죽은 닭을 사갔다

스물세 번째 손님이 감자를 사갔다

.

.

 

일흔두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일흔세 번째 손님이 참외를 사갔다

백다섯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갔다.

백여섯 번째 손님이 방울토마토를 사갔다

 

이백서른세 번째 손님이 콩나물을 사러 왔으나

이백서른네 번째 할머니가 또 콩나물을 사러 왔으나

 

이제 콩나물은 없다

콩나물시루는 빈 시루다

 

몇 번째 손님인지 또 콩나물을 찾는다

"도대체 어따 정신을 팔고 콩나물을 그렇게 적게 들인 거야 "

 

남편은 돼지고기를 송곳처럼 썰어 대며 투덜거리고

그녀는 종이컵에 일회용 커피를 쏟는다

커피 물이 펄펄 끓는다 

 

 

 

  

 그것들

 

 

가로수 사이 그것들이 서 있다

길쭉한 몸통을 땅에 우뚝 박고

뿌리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쭈~욱 따라 올라가 본다

아득히 위쪽, 굵고 가는 줄들이 그것의 양 귀를 당기고 있다

얼기설기한 줄들이 허공을 흔들고 있다

그 위에 새들이 악보처럼 앉았다 간다

 

허리춤에 드럼만한 통을 달고 있는 그것

아랫도리에는 광고전단 같은 것들을 덕지덕지 붙인 그것

 

강아지를 찾습니다 푸들 검은색 사례비:백만원

할머니를 찾습니다 나이 89세 이름:이복남

짧은 커트 머리 꽃무늬 몸빼 바지를 입었음 사례비:오십만원

경고!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바람 세찬 날은

그것들 윙윙 운다

우워우워 허공도 따라 운다

 

 

김미옥 - 경북의성 출생. 2014문학청춘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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