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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시/김용균/일출(日出)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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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일출(日出)의 기도
참고 기다린 어둠의 끝자락에, 무수한 별 떨기가 총총 스러져 내린 혼돈(混沌)의 땅에도, 반드시 여명은 밝아 오리라는 평범한 믿음부터 갖게 하소서.
한 가닥 빛줄기가 온ㅈ 누리를 깨우면, 밤새 켜켜이 쌓인 미몽(迷夢)을 떨쳐내고 맨손 맨발로 고스란히 바투 잡은, 실로 넘치는 축복에 감사하게 하소서.
푸른 하늘을 창망(蒼茫)히 짓쳐 오르는 새들의 날갯짓처럼, 빈 들녘에 홀로 가난한 몸을 낮춘 채로도, 오직 높은 기상으로 가슴은 고동치게 하소서.
옹색한 햇살을 기꺼이 나눈 나무들이 함께 숲을 이루어야, 거친 고갯바람을 온전히 막고 제힘으로 늘 무성할 수 있는 순리(順理)를 깨닫게 하소서.
삼백 예순 날 볕이 들지 않는 골짝마다 모질게 흐르는 물을 더 눈여겨보고, 그 파란(波瀾)인 듯 꿈틀대는 줄기찬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그러나 내 머리 위로 떠오른 해 또한 유한(有限)을 비추고 사라지리니, 마침내 영원(永遠)의 어둠 속에서도
김용균金龍均 시인은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남성중·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공군법무관을 거쳐 판사로서 한 길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장을 끝으로 30여 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전국의 불우한 이웃들을 상대로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을 펼치는 봉사단체인 <연탄은행>의 홍보대사로 일해오고 있다. 호는 如山이고, 저서로는 ‘숲길에서 부친 편지’(서간집), ‘소중한 인연’(독서노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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