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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장순금/단추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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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1,791회 작성일 15-07-07 11:20

본문

장순금

단추 외 1

 

 

아침,

작은 구멍에 밥알을 밀어 넣으며 오늘을 출구로 내보낸다

출구를 통과해

세상으로 나온 밥알은 하루의 컨베어벨트에 올려진다

맞닥뜨리는 문과 문의 높이 앞에서

정확히 들어맞는 숫자와 문자와 기호들이 문서철에 끼워져

좌뇌의 책상위에 두 손으로 올려지고

돌아서 우뇌의 벽에 쪼그리고 앉아 금지된 흡연을 하는

키 작은 것들

매달린 것들

날마다 흔들리는 것들

생의 첫 단추는 어디였던가,

폭우에도 빠져나오기 힘든 단추 구멍 같은 뜨거운 목구멍

그 좁은 구멍을 포복해 통과하느라

날마다 회오리에 퍼렇게 휘둘리며

목구멍을 밝히는 밥알들

,

첫 단추를

오늘은 풀어헤치고

둥근 허공에 몸 기대 목구멍도 풀어놓고

 

 

 

 

악수

 

 

맹물 같은 음성으로 내미는 손에 약수를 한다

손바닥과 손등이 서로 다른 얼굴로

친애하는 이무기여, 안녕하세요?

측면으로 전해오는 비릿한 감각의 촉수에

악력握力의 온기를 조심하셔요

손바닥 깊은 뼈 속에 잠복한 침묵의 자객 같은 미소를

뜨거운 말은 몸 갈피에 집어넣고

둥글게 무늬로 웃는 발밑을 조심하셔요

 

입술이 맹물처럼 웃는 동안

공회전하는 손바닥 안에서 홀연히

나비 한 마리 무심한 듯, 왼손의 등을 타고 날아

안녕의 무게를 날개에 얹어 본다

 

눈 맞추는 인사는 천천히 택배로 보내세요

손바닥 간질이는 은유는 아직 일러요

온기 빠져나간 자리

모래바람 뿌옇게 부유하는 저녁

악수를 청하는 내일에게

 

안녕하세요?

 

장순금- 1985심상으로 등단. 시집 골방은 하늘과 가깝다』『햇빛 비타민6권 상재. 동국문학상, 한국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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