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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시백/잊을 수 없는, 셋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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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백
잊을 수 없는, 셋 외 1편
아장 아장 걸으며
너는 자랐지
엄마는 너를 보면서
한사코 힘을 얻었어
아빠가 처음 사온
신발을 신고
한발
한발
마당마다 풀꽃이
한 아름 안아주었지
봄빛이 오늘처럼
따가운 날
나비도 좋아라
풀꽃향기 품던 날
엄마도 아장 아장
너를 따랐지
잊을 수 없는, 넷
싱거운 반찬은 싫다며
물리치던 녀석
맛있는 햄만 먹겠다고
고집하던 녀석
아토피는 어찌 낳으려고
좁쌀 고집은 어찌 삭히려고
징그럽게 콧수염 나더니
삼촌한테 자랑하더니
그 콧수염 어디서 볼거나
고집불통 너의 군소리
거실에 쟁쟁거리는데
동생이 따라 하는데
저 옷장의 옷들
아직 말끔한데
누가, 다 입을거나
이시백- 서울 시립대졸. 숲해설가(현재). 2002년 《문학아카데미》로 등단. 시집『숲해설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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