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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조/김석인/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외1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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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2,244회 작성일 15-07-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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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조

김석인

가을 영암사지* 1

 

 

아픔이 너무 많아 목을 놓고 앉아 있나 돌에 핀 꽃잎으로 층층이 쌓은 좌대 육십 도 기울어진 세상, 햇살마저 무겁다

 

얼마나 덜어내야 저 굴헝 가벼워질까 왕대나무 잎사귀에 서성이는 건들바람 먹울음 우묵하게 안고 억새꽃이 피어난다

 

무너질 줄 알면서 세워놓은 돌탑처럼 꽃은 또 허공 속에 마음을 던져놓고 속살 다 내어주면서 제 그림자 감춘다

 

지울 것 지우고 나면 문득 길이 보인다 금당이 머문 자리 내려앉은 가을 빛 끌고 올 겨울을 예비해 두툼한 미소 짓고 있다

 

*경남 합천군에 있는 폐사지.

 

 

 

 

독서로 탑을 쌓다

    

 

한세상 삼키고 남을 분노를 다듬어서

징검돌 쌓아간다, 침묵이 흐르는 날

숨통이 확 트이도록 문장 되짚어가며

 

길을 묻는 손가락은 자신을 향하는데

속으로만 길을 낸 투박한 저 문자들

갈림목 지키고 섰다, 석종처럼 매달려

 

깨져서 굳어진 돌 보듬으면 피가 돌까

제가끔 걸어 온 길 그 끝을 부여잡고

또 다른 세상을 향해 행간을 건너간다

 

김석인- 중앙시조백일장 월장원. 2014<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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