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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이 남자와 사는 법 외 1편

아침 스프처럼 우리 사랑 끓어오를 때

파란 셔츠 보랏빛 타이 향수 살짝 뿌릴 때

이래도

나 되는 걸까

이 순간이

황홀해

투정도 상처도 사랑해서 준다는 말에

“미안해, 고마워” 슬그머니 낀 손깍지

오늘도

어제처럼 우린

특별하지

않지만

주름 세운 바지에 또 하루가 접혀도

뒷모습 보면 다가가 살며시 안고 싶어

당신이

남자로 보여

어제처럼

그 밤처럼

송어에 대한 예의

노을로 갓 피어 난 쫄깃한 살점들

세상사 잘 버무려 잘근잘근 씹으면

부패한 말의 향연은 잔반처럼 남는다

소나무 松 자 솔향기 스민 맑은 계곡

역류하는 송어처럼 살아 튀는 세상 말들

귀 씻고 우리 ‘처음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이소영- 서울 출생. 2013년 중앙시조백일장 차하. 2014년 《유심》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