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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신작시/양태의/푸드덕푸드덕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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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5회 작성일 20-01-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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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신작시/양태의/푸드덕푸드덕 외 1편


양태의


푸드덕푸드덕



고종석의 개정판 언문세설을 데면데면 대하다가 서둘러 나서는 길에 전설 같은 흰 구름 뜬다 덩달아 치솟는 허공 끝 모를 한이 드맑아라


뒤돌아서던 가을 어구 동네백화점 계단 아래서 반가와라 날아갈듯 가뿐한 하얀 농구화와 팽팽한 우윳빛 허리띠에 무심코 펄럭이려다 반짝 눈뜨는 순백의 블라우스


-어쩐 일이세요?
-어? 선생님은요


구름나라 구름거울엔 구름그림자만 비친다 말하려다 오른손 손목보호대가 짠하게 만져졌다 여린 마음 밭에 잡히지 않는 조각구름 그대 떠서 흐르는 곳 어디냐고 묻진 않았다 


오늘도 찰랑찰랑 출렁이세요
실없는 웃음 같은 구름손이나 활짝 흔들어 주었을 뿐


자음의 완결판 ㅎ자 깃발을 모음의 종착역 ㅣ자 깃대에 높이 세워
잃어버린 제 소리 찾아 종종대는 ㅇ자 바퀴 위에 얹나니


광야를 치닫던 야생의 목구멍소리가 히잉~ 녹슨 자전거 올라타네
꿈결엔 듯 돋아나는 은빛 날개 푸드덕푸드덕 구름 밖 만 리





궁금한 물



물이 궁금합니다.
화학기호 H2O가 각진 얼굴 훤칠한 키에
타지 않는 불꽃신발을 신고 나들이 할 팔자라니 
참으로 묘하지 않습니까?
마시고 마셔도 갈증을 유발하는 유혹에 대하여
파묻고 밟아도 새어나오는 누설에 대하여
되물어 응답하지 않는 묵비에 대하여
통째로 물에 대하여 나는 궁금한데
물은, 땅의 발바닥부터 하늘 정수리까지
샅샅이 궁금한가 봅니다.
낮은 데로 몰린 다중의 의혹들로 출렁이는 바다
진득한 궁금증들이 해초를 키우고
메스꺼운 혐의들이 울렁울렁 떼 지어
물고기로 헤엄치겠죠?
그렇죠?
물샐 틈 없이 캄캄한 먹통 속을 답답해 하다가
천 길 벼랑으로 뛰어내린 의협심
울부짖던 혼절을 수습하여
만 길 설산 위로 가볍게 날아오른 얇거나 두꺼운 의문문
구름 문장으로 기웃거리잖아요.
한 입 가득 화두를 문 물음표의 비를 내리고
천 근 무거운 미결의 느낌표들이 눈뭉치로 쏟아지죠. 
멀리 금강수에 은하수까지 음복해 보고도
궁금한 것이 많은 물들의 혀가
가까운 새싹으로 움트고 꽃으로 피어나나 보죠?
그런데, 꽃들이 작심한 듯
물기를 끊어 시들기 시작합니다.
저 작심의 배후가 다시 궁금해지는 계절입니다.





*양태의 2002년 시집 『어오러지어오러지』로 글판에 나옴. 2006년 월간 《스토리문학》 신인상 받음. 시집  『혼자 우는 뒷북』, 『툭』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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