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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태동철/바다는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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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철
바다는 외 1편
생각이 깊고 깊어 싯프른 글자를
쉼 없이 차곡차곡 넘겨주며
읽어라 기억해라 공부해라
절절이 절규한다
포세이돈*에서 부성애를
심청이에서 효성을
토끼에서 지헤를
백상어에서 끈기와 투지를
타익타닉에서 당당하게 죽는 법*을
페리호에서 겸손함을
공부 하라고 몸부림치며 책장을 넘기고 있다
고래에서 동포애를
상어에서 활동력을
거북에서 생명력을
싯프르게 깊고 깊은 철학을 배우라고
쉼 없이 책장을 넘겨주는데
우리는 왜 무식 하게 사는가?
오늘도 새로운 숙제 [생각 있는 삶]을
몽골 해협에 던져 놓고
책장을 넘실넘실 넘기며
공부 하라 절규 한다.
* 포세이돈:그리스신화 속 인물, 남성다움의 대표주자.
* 타익타니호 1912년4월14일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충돌 2206명승선자 중 1503명 사망 그중 미국갑부 벤자민 구미하임 [내 아내에게 내가 정정 당당하게 행동했다고 전해 달라] 끝내 여자승객에게 보트 자리 양보 하고 죽어감. 악단의 지휘자 하트레이외 그 일행 8명도 끝내 음악을 연주 하면서 수몰된 역사적 사실 앞에 우리는 인생철학이라도 논해야 한다.
촉감, 그 흐뭇함이여
손끝에 느끼는 촉감이 어디 설거지 그릇뿐이랴
삼겹살 굽은 철판에서 지글지글 타는 뜨거움
찌개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은 안타까움
락앤락 뚜껑에서 입 다문 밀폐의 답답함이
손끝에 와 닿은 촉감은 살아있음이다
감자씨알 묻은 흙 속의 거친 호흡
그녀의 가슴살에서 느끼는 솜털의 가벼움
이슬 묻은 상추 잎 촉촉함의 싱그러움
촉감은 생명이다
설거지 다 마치고
손때를 씻어내는 손과 손의 촉감
매끈매끈 뽀드득 화음에 홀가분하고 흐뭇한 가슴 속의 촉감
그녀와 함께한 밥그릇 설거지
축복이다.
설거지는 하루 삶의 정산이다
태동철- 인천출생 2003년 [문예사조] 우리들의 대지외 5편 발표로 등단. 『내 사랑 영흥도』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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