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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주명숙/신 처용가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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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2,212회 작성일 15-07-06 11:40

본문

주명숙

신 처용가 외 1

 

 

별을 따 주라는 것도 아니고

달을 따 주라는 것도 아니고

남편 하나 더 가지겠다는 것 뿐.

 

아내가 결혼했다

 

공동구역에서의 동거

불안한 것 보단 불편한 게 낫지

요즘 공동체가 대세라는데

쿨 하게 화끈하게

가족 계보에 등재하는 거야

 

그렇다고 해봐야 서열은 따 놓은 당상

나 아직 살아있어

세월은 나열된 숫자 일 뿐이고

그 숫자에 걸터앉아

언젠가는 다시 걸려들 세월을 엮을 테니까.

 

내 아내가 결혼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의 서열 1위 첫 번째 남편이다

 

 

 

 

누구세요? 

 

 

주방에서 찌개 간을 맞추며

현관문 앞의 정황을 얼추 맞춤한다

삐삐삐삐

경계를 헐기 위한 소리가

또 하나의 경계로 건너온다

친절한 자동키!

육중한 철문을 숫자 몇 개로 압축하고

사람의 말을 암호화 시켜버린다

기계와 사람의 암묵적 동질감이 주는

생략된 화법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알려주는 친절한 자막

보이지 않는 대상을 단번에

커밍아웃 시킨다

통과의례 같은 빗장이라도

가끔은 시치미도 뚝 떼고 싶을 터,

낯선 기다림에 은근슬쩍 눈길 주지만

수신음과 동시에 창에서 지워지는

생락된 화법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바깥을 향해 묵념!

 

주명숙- 2005년 계간지 <문학춘추>등단.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당선 (시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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