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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김수자/못 생겼다는 이 말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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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자
못 생겼다는 이 말 외 1편
못 생겼다는 이 말……요놈 요놈 요 미운 놈……이쁘고 사랑스러움이 넘쳐 더 이상 다르게 표현할 수 없을 때……
차라리 밉다고 못 생겼다고 그래버리는 것처럼……당신 참 미운 당신…….말로는 뭐라고 타나낼 길이 없을 때……
지상의 말이 깡그리 답답할 때……차라리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역설의 이 말……그리움의 극점까지
이를 수 있는 이 말……
……당신 참 못났네 그려
개화에 대한 기억
그 담장 아래를 가 보아도 아무 기척이 없어
낯익은 듯 처음인 듯
또 다른 세상으로의 길이 열리던 순간의 흔적이
아직 보름달처럼 환한 웃음으로 서 있어
그 때 다녀간 게 분명해
초록 넓은 잎사귀로 가만가만 등 다독여 주던 나무
그윽한 눈동자로 사랑노래 불러주던 나무
한여름에 서늘하도록 황홀한 그늘을 펼쳐주던 나무
마흔아홉 개의 심장을 쿵광거리며 힘껏 안아주던 나무
이름할 수 없는 그 순간의 예감이 환하게 열려 있어
오늘도 다녀간 게 분명해
김수자- 충북 진천 출생. 2006년 《문학시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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