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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황영선/내 안의 꽃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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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선
내안의 꽃 외 1편
조금씩 아주 조금씩 흔들렸다
함께 호흡 한다는것이 두려워 꼭꼭 숨어 지내다가
때가 되면 아무 까닭없이 돋는 꽃순들의 기운에 기대어
넌즈시 마음을 열었다
내안의 것들이 초록 순으로 툭툭 돋아 긴 잠을 깨워낸 신비
잎과 잎사이 꽃들의 벙그럼이 없었다면
그 마음을 읽어 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찔레꽃 향 풍성한 그곳에 있기전
나는 사랑할줄 몰라서 꽃 피울줄도 몰랐다
전신을 열어 함께 피는것이 사랑이라고 그게 사는 것이라고
서로 부딪히며 피어나는 꽃들의 한 호흡을 보면서
사랑의 의미를 읽는다
비로소 내안에 꽃이 핀다
엊그저께란 말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열번째다
손가락 꼽아 보면 십년이란 세월이 분명한데
묻는이 도 엊그저께 대답도 엊그저께
그 엊그제께란 말이 어찌 이리 낯 익는지
그 말을 품어 늘 곁에 둬왔는지 모를 일이다
십년일 도 며칠전 일도 한 통속이 될 수 있는건
가장 근접한 엊그저께로 회상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오래된 부재에도 그 말은 살아있다
간절한 그리움에도 그 말은 꿈틀한다
황영선- 벌교 출생. 2009년 《문학시대》 신인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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