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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양국용/시인 김수영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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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용
시인 김수영 외 1편
김수영 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초라한 복장
말라비틀어진 야윈 깡마른 몸
움푹 파인 볼따구
쑥 들어간 두 눈만
무엇을 말하려는 듯 형형하게 빛나고 있다
그렇게 어렵고 힘들었나보다
양심을 지키고 사는 일이
정의를 외치는 일이
부모형제와 아내와 자식의 눈빛이
사팔뜨기의 시선이
세상은 잘도 돌아가는데
남들은 잘만 하고 사는데
거리거리마다
기름기 자르르한 몸들이 흘러넘치고
즐거운 웃음소리 울려 퍼지고
집집마다 가정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소리
잘들도 하고 사는데
시인 김수영은
그렇게 살기 힘들었나 보다
까마귀
새하얀 눈이 폐색한 이 엄동에
새까만 무리의 어지러운 군무
겨울 하늘에 까마귀가 날고 있다
번뜩이는 두 눈
매서운 안광이 빛을 찔러
냉기에 숨죽인 체온마저 무찔러져
벌판은 체액이 낭자한 겨울바다
맑은 바람으로 하늘을 호흡하던
무구청정 소나무건만 외로이
푸르던 눈 시리게 감기우고
온 몸은 눈을 맞고 머리마저 하얗게 겹다
이 어지러운 삶판
무서운 식성
허기진 창자
아귀처럼 아가리 벌린
번득이는 냉기가
차가운 겨울 하늘을 날고 있다
양국용- 옥구 출생. 2012년 문예연구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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