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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조/오승희/이 세상 어딘가에는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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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희
이 세상 어딘가에는 외 1편
묻힐 곳 없는 아픔을 바람에 날리며
황량한 거리에 서있는 여자가 있다
어둠 속 바람의 소리로 갇힌 남자도 있다
놓쳐버린 시간을 바느질하는 여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안고
달빛에 추억을 적시며 덧칠하는 남자
유통기한 훌쩍 지나 폐기된 사랑쯤은
새털보다 가벼워 훅 불어 날리는
유쾌한 남녀도 있다
아, 견딜만한 인생이다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멕시코 출신 그룹의 노래 ‘보름달(Luna Llena)’을 번안한 노래의 제목
관계
퐁당퐁당 돌 던지며 띄엄띄엄 읽는다
영혼 없는 이모티콘 행간을 떠돌지
무젖어 건너지 않는 너, 나
스팸으로 소비된다
오승희- 서울 출생, 2013년《유심》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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