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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이성관/등댓불 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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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관
등댓불 외 4편
두 팔을 활짝 펴고 빙빙 돌아요.
꼬올깍 해가 지고 날이 저물면
등대는 단잠 깨고 바다 저 멀리
오가는 고깃배들 길을 헤맬까
어서 오라 반겨요, 길을 밝혀요.
한밤에도 혼자서 깨어있어요
온 세상 코오코코 꽃잠 들어도
등대는 고개 들고 바다 저 멀리
오가는 철새들이 길을 잃을까
여기가 육지란다, 노래 불러요.
아기 풀잎이
영차! 영차
흙덩이를 밀어내고
영차! 영차
돌자갈도 밀어내고
저 여기 있어요, 여기! 여기요.
초록빛 목소리로 손을 흔들며
영차! 영차
영차! 영차
뾰족뾰족 싹이 돋고, 잎이 자라서
벌 나비 새소리를 불러 들여요
온 세상 초록으로 물을 들여요.
산촌
하늘 향한 어귀에서 살고 있었다
언덕배기 양지쪽 비탈진 골에
순하디 순한 산짐승처럼
오순도순 정다운 보금자리들.
밤이면 깜박깜박 불을 밝히고
전설이 피어나는 밤이 깊으면
얘기를 들으려고 산짐승들이
사립문 골목마다 귀기울일까.
부엉이 호젓이 우는 밤이면
쏘옥 솜이불 뒤집어 쓰고
그 소리 듣느라고 잠을 안 잤다
하나 둘 헤이다가 잠이 들었다.
별똥별
휘잉—.
별똥별은
하늘나라 우체부
코오코
단잠 자는
아기 꿈속에,
팔베개 엄마 가슴
엄마 꿈속에
별나라 하늘 얘기 속삭여 주고.
편지요!
마을마다 기쁜 소식
전해 주느라
은하수도 건너고
산도 넘으며
하늘을 날았으면—.
새가 되어 날고 싶은
철이 꿈에도
훨훨 하늘나라 날게 해 주는.
산골마을 밤하늘엔
어둠이 밀려오면 산골마을엔
후루루 후루루루 별이 내려요.
휘엉청 달빛 타고 별빛을 타고
딸랑딸랑 댕댕댕
딸랑딸랑 댕댕댕
새도록 밤새도록 종을 울리고
선녀들도 보일 듯
옥토끼도 보일 듯
산마루 둥근 달이 둥실 떠오면
거울처럼 환해요
대낮처럼 밝아요.
은하수 물소리도 들리는 것 같아요.
이성관- 《월간문학》으로 등단. 새벗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대한민국동요대상 등 수상. 동요시집『파랑새』외. 동시집, 시집, 시조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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