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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성필/눈꽃 길에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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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1,817회 작성일 15-07-03 09:58

본문

이성필

눈꽃 길에서 외 1

 

 

자꾸 파도가 허리를 건드리는

호룡곡산 산등성이 겨울 숲길에서

그대의 소식이 궁금했습니다

 

언제인가 첫눈은 내려 빈 가지 마다에 몸을 붙이고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도록 꽁꽁 마음까지 얼린

어찌할 수 없는 꽃길에서 말입니다.

 

새소리도 없이 호젓한 산길에

터무니없이 보잘 것 없는 내가 놓여져

풍경을 구기고 있었습니다

 

삶의 외길, 되돌아 갈 수도 없어서

시린 손만 바스락 바스락 비비며

대책 없이 그대의 안부가 그리웠습니다

 

 

 

 

겨울산

 

 

한 시절을 햇볕에 잘 말려

구운 박대

손으로 속살까지 발라먹고 남은

뼈 사이사이

 

설화(說話)처럼

흰눈이

밤새

내려 덮었다

 

이성필- 1964년 경기도 파주 출생. 1990기호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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