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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성필/눈꽃 길에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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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눈꽃 길에서 외 1편
자꾸 파도가 허리를 건드리는
호룡곡산 산등성이 겨울 숲길에서
그대의 소식이 궁금했습니다
언제인가 첫눈은 내려 빈 가지 마다에 몸을 붙이고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도록 꽁꽁 마음까지 얼린
어찌할 수 없는 꽃길에서 말입니다.
새소리도 없이 호젓한 산길에
터무니없이 보잘 것 없는 내가 놓여져
풍경을 구기고 있었습니다
삶의 외길, 되돌아 갈 수도 없어서
시린 손만 바스락 바스락 비비며
대책 없이 그대의 안부가 그리웠습니다
겨울산
한 시절을 햇볕에 잘 말려
구운 박대
손으로 속살까지 발라먹고 남은
뼈 사이사이
설화(說話)처럼
흰눈이
밤새
내려 덮었다
이성필- 1964년 경기도 파주 출생. 1990년 ≪기호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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