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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오채운/소년이었던 소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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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2,078회 작성일 15-07-03 10:07

본문

오채운

소년이었던 소년 외 1

 

 

사람들은 입을 모아

즐거운 합창을 하고

소년은 그 노래의

가사를 알지 못하지

 

처음부터 지금까지

소년이었던 소년

 

피 묻은 옷을 벗고

맑은 물에 발을 씻고

무럭무럭 자라도

공장에는 갈 수 없다네*

 

출발하는 지하철에 오르지 않고

아무도 없는 플랫폼에서

먼 곳만 바라보며

춤을 추는 소년

 

날 때부터 지금까지

소년이었던 그 소년은

 

변두리의 변두리

낡은 월세방에서

자라지 않는 소년인 채로

조금씩 늙어간다네

 

* 기형도의 시 안개에서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工場으로 간다를 변용.

 

 

 

 

나무가 내게

 

 

나무가 내게

말을 건넨다

 

저 나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밀물 드는 바닷가에서

뒷걸음질만 치는 나무

 

진흙바닥에 처연히 누워

젖은 몸을 말리는 나무

바닷물이 뚝뚝

 

세상에서 가장 여린

피리가 되어

멀리 있는 것들에게

말을 거는 나무

 

그 나무의 상징을

읽을 수 있을까?

 

나무가 내게 물었다

왜 거기 서 있어요?

 

오채운- 1964년 전북 김제 출생. 추계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2004동서문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시집 모래를 먹고 자라는 나무, 저서 현대시와 신체의 은유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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