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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두예/노숙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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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예
노숙 외 1편
중앙동 지하상가 문들이 내려진 밤
맨땅에 모로 몸을 말고 깊이 잠든 남자
이웃하여
장미꽃 활활 핀 밍크담요를 목까지 끌어 올리고 잠이 든 남자를
오월이다! 오월!
붉게 핀 꽃밭 앞에서 걸음을 멈춘
집으로 돌아가던 여자
이웃하여 그들
저녁
7시 40분, 거실 TV에서는 종편 이영돈의 먹거리 X파일이 방영 되고
싱크대 위에 있는 시계의 시각은 5시 32분이다
그러나 시침과 분침과 초침은 마주치다 엇갈리다 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째깍 ,째깍, 째깍
심장 박동 소리
살아 있는 동안은 붉은 심장이든 검은 심장이든 펌프질을 하듯이
시간은 언제나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콤푸차를 끓이려 한다
십 분간 팔팔 맹물을 끓이고 설탕을 넣어 십분 얼그레이홍차를 넣어 십분
싱크대 위 시계, 다섯 시 삼십 이 분에 차를 끓이면
여섯 시 이 분에는 콤푸차가 완성되지
지금 7시 40분
같은 공간 다른 시간 다른 시간 같은 공간
시간은 돌아가고
각각의 생각대로 돌아가지요
차는 끓고
아이는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가장은 돌아 와
맞추어지지 않은 시계가 걸린 싱크대 쪽을 익숙하게 쳐다보며
엉거주춤 발을 닦으러 욕실로 들어가는
다른 시간들
이두예- 부산 출생. 2008년 시집 늪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늪, 외면하는 여자와 눈을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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