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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조/임성구/천리향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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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구
천리향 외 1편
새벽부터 초인종을 누르는 이 누군가?
시린 손 터진 맨발 호호 불며 찾아온 봄
화들짝 수줍은 여자 오래 잠긴 문을 연다
휴대폰에 고이 담긴 분홍粉紅이 번지는 시간
고명 얹는 아내 주름도 환장하게 예뻐 보인다.
황혼에 닿을 때까지 변치 않을 우리의 봄
바다, 노래방
결빙의 서류를 들고 바다로 온 중년부부
모닥불 연가戀歌를 물고 웃는 갈매기 떼
격랑의 일상을 덮네 긴 이별을 찢네
풍랑에 바다 눈물 그렁그렁한 바위틈에
보란 듯이 해당화는 뜨겁게 피고 있다
감칠맛 후렴구처럼 다가오는 포말같이
전주前奏에 꽃이 피면 녹슨 자물쇠 풀어
목 안이 발개지도록 열창을 하고 싶다
가끔은 푸른 등허리에 하얀 문신 새기듯이
임성구- 1994년 《현대시조》신인상 등단. 시집《오랜 시간 골목에 서 있었다》,《살구나무죽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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