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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중산/추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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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2
댓글 0건 조회 1,991회 작성일 15-07-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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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산

추어 외 1

 

 

겨우내 몸을 눕히고 생존과 휴전중인 그를 말아 올린다.

지문의 흔적을 지운 그의 몸이 매끈하고 부드럽다

자유를 속박당한 그가 안개꽃을 토해내고,

숨을 고르는 그의 머리가 가늠의 사고를 상실한다.

숨 가쁜 뒤척임, 그의 몸에선 비릿한 토향이 피어오르고,

매캐한 최면의 잠,

혼미가 훔쳐간 수평의 바다에 비가 내린다

그의 몸이 튀어오른다

 

비가 내린다. 그가 내린다.

 

씨 옥수수 한 묶음 수줍은 볼을 붉히고

무뚝뚝한 사방탁자가 맥없이 서 있는 그녀의 집,

자유를 속박하던 향나무 코뚜레와 알을 낳다 화석이 된 통북어가

문틀 위에 갇혀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각 탁자 위에 언어의 홍수가 난무하고

젖은 그의 몸이 들썩일 때 어화당 우물에도 비가 내린다

 


 

 

훔치다

 

 

부지런히 몸을 핥아 냄새를 지운다.

옷깃을 정리하고 신경을 곧추 세우자

신경의 뿌리 주머니가 흔들리고 시작한다.

목표물을 향한 눈빛이 슬그머니 사방을 훑고

바람의 방향을 읽은 발톱이 날을 세운다.

투명 망토를 입고 먹이를 덮치는 혈관들이

흥분의 난류를 일으킨다.

감시의 눈길을 피한 야성의 발톱 아래

잘 차려진 개 밥 한 그릇 놓여 있다.

 

이중산- 2014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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