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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Y병동 외 1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일제히 쏠리는 눈

잔뜩 움켜쥔 채

다 놔버린 사람들이

언제나 같은 방향만

바라보다 축축해진,

늪 속이 이러할까

구름밭이 이러할까

한뉘를 허우적이며

떠오르고 가라앉다

끝내는 세상 바깥에

지등 하나 걸고 가는,

보랏빛

내 울음을 보태느라 종일토록 비가 와서

늦은 봄 라일락꽃 도리질이 한창이다

소르르 잔 소름 돋는, 애저녁 먼 못물 빛

이승은- 1958년 서울출생. 1979년 <KBS.문공부 주최 전국 민족시대회>에서 장원으로 등단. 시집으로『꽃밥』『환한적막』『시간의 안부를 묻다』외 4권, 중앙일보대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