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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아라시/남태식/관계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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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외 1편
누가 노래를 부르며 중얼거리며 길을 가고 있다.
귀에 반짝, 빛나는 이어폰을 꽂았다.
언제였을까, 우체국에서 그를 본 듯도 하다.
내 어린 시절의 누가 종일 노래를 부르며 중얼거리며 길을 갔다.
머리에는 방긋, 벙글은 노랑 빨강 꽃을 꽂았다.
학교길 오가는 중에 자주 내 옆을 스쳐가곤 했다.
아직도 나는 그 둘 모두 누구인지 모른다.
그 둘 모두 길 끝에 이를 때까지 어쩌면 지금처럼 모를 것이다.
협동이라는 말
―어떤 셈법·2
협동이라는 말,
참 좋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여 온전한 둘이기만 하다면,
둘에 둘을 더하여 온전한 넷이기만 하다면,
모두 하나로 시작하는 동네에서 하나가 아닌
셋쯤에서 시작할 꿈 같은 것 꾸지 않는다면,
셋에 셋을 더하여 여섯에 셋쯤을 더 남기려면
그 남기는 셋은 뻣뻣한 어깨임을 알고,
넷에 넷을 더하여 여덟에 넷쯤을 더 남기려면
그 남기는 넷은 거친 주먹임을 알아,
더하여 셋을 더하여 넷을
더 남길 궁리 같은 것 짓지 않는다면,
땀 흘리던 노동의 시절을 기억하고 노동으로
땀 흘린 만큼만 거둔다면 거두어 함께 산다면,
협동이라는 말, 조합해도 좋을 거다.
참 좋을 거다, 협동에 협동을 조합한 협동+조합.
남태식∙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속살 드러낸 것들은 모두 아름답다, 내 슬픈 전설의 그 뱀. 리토피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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