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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아라시/최향란/복수초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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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228회 작성일 14-03-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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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외 1편

 

 

긴 겨울이 된 네게도 사연이 있겠지

 

너의 집과 나 사이에 뜬 저 달 깊을 동안

뜨거워야 사는 황금꽃 찬 얼음 아래 숨었지

 

오목 안테나 꽃술로 뼈 속 깊이 견디다가

눈은 내리는데 

스스로 뜨거워,

 

다른 길 쉽지 않은 내게도 사연이 있기에 

심장 밖으로 툭툭 불거져 나온 꽃

 

 

 

 

붉은 흉터

―1948년 10월, 불타는 여수를 기억한다

 

안도, 어디로 가야 하나 켜켜이 뼈를 포갠 사람들. 아물지 않은 흉터가 동백으로 떨어져 더 붉어 아찔한 섬

 

호랑이탈을 쓴 야수에 물려 피로 섬을 덮었을 때

저것 거짓 탈의 손가락질에 죄 아닌 죄로 살이 찢겼을 때

두려움 깊고 깊어 감히 떨지도 못하던 눈, 그 많은 눈빛 순식간에 사라졌을 때

저승으로 가는 가여운 영혼 어쩌나

영혼조차 부수어지고 피로 물들어 붉은, 붉은 섬을 찾는 건

야수가 해를 삼켜버려 끔찍하게 긴 어둠뿐

목이 메이네요

 

이야포에 조국의 태극기 당당히 걸던 그 날이 올까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그 날이 온다면

그리운 사람아 꼭꼭 숨어 바람을 타고 이야포로 들어와요

좀 더 거칠고 보다 질기게 두엉안 돌 틈에 몸을 숨겨요

꼿꼿하게 무리 이루어 쉿, 슬픈 눈은 보이지 말아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신도 알아야 해요

기어코 살아 남아요 꼭꼭 숨어요

 

한꺼번에 쏟아진 동백꽃 붉은 길을 보아요. 아픈 흉터로 통곡하는 섬

 

최향란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밖엔 비, 안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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