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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아라시/박철웅/무항산 무항심無恒産無恒心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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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항산 무항심無恒産無恒心 외 1편
똥을 누면서
뉴-스를 본다
‘무항산 무항심’, 명문장을 바라보며
어제 먹은 게 있어 항문에 힘을 주는 거라고
무항산 무항심의 의미심장한 문장을 해독한다
나는 어디가 항산이고 항심인지 몰라
그 높이와 깊이를 몰라
학문에 힘을 쓰고
학문을 높이고
학문을 닦는다
삶이라는 고해를 일엽편주로 항해하다가
일용한 양식을 구하지 못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마포대교에서 옥탑방에서
껄껄 웃고 낙화하고
좌절하던가
어, 시원하다!
어제 먹은 항산이 수로를 타고
굽이굽이 흘러가는구나
그러고 보면 항산이란
똥 같은 거구나
똥 없으면 살 수가 없구나
못
관통을 원한다
밀고 가려는 나와 밀어내려는 너 사이
잠시 적막을 응시한다
너의 숨결을, 심장의 두근거림을
맺어주고 싶다. 벽과
또 다른 벽
뚫지 않으면 연결되지 않는
견고한 고독을 깨트리고 싶다
걸어두고 싶다
너의 단단한 마음 위에
한 폭의 수채화를
십자가를
관통하고 싶다
단단해진 너와 무한히 단단해진 내가
연결되고 싶다
함께 가고 싶다
박철웅∙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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