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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아라시/이생용/미황사美黃寺 돌배나무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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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535회 작성일 14-03-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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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황사美黃寺 돌배나무 외 1편

 

 

붉은 해남 땅 미황사를 찾아 갔습니다

 

물봉선이며, 바디나물꽃이

눈물 나도록 피어있는 산길을 올라 절집에 들어서니

아랫마을 소울음마저 적막에 들고 있습니다

 

가을 햇살이 섬과 섬 사이 땅끝을 지나

금강석金剛石 산등을 너머 대웅보전

푸른 바다를 펼쳐놓은 듯 곱게 내려 왔습니다

 

대웅보전 초석인 물고기, 자라, 거북이, 게 등이

물 만난 고기처럼 첨벙거립니다

물장난에 옷깃이 흠뻑 젖었습니다

 

옷깃을 말리려고 명부전 뒤뜰에 들어서자

하얀 배꽃이 피어 있습니다

봄에 피우려 감추어 놓았던 꽃망울을 고통인 줄 알면서 피우고 있는 중입니다

 

화사한 미소로 배꽃 아래 서 있는 여자는

나무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댑니다

경계를 허물어 버린 태풍 산바가 야속도 하지만

내년 봄에도, 그 다음 봄에도, 두려움 없이 하얀 배꽃을 피울 겁니다

 

돌배나무는,

 

 

 

 

사도沙島*

 

 

구절초 꽃잎에 때 이른 함박눈이 피었다

폭설이 내리는 섬은 더욱 외롭다

그런 외로움은 행운이다

공룡의 눈 앞을 가리도록 쏟아지는 함박눈

순간 섬 하나를 훔쳐서 배낭 속에 넣었다

여객선을 기다리는 조바심

사도에서 상하도, 하하도, 개도, 백야로 이어지는

뱃길이 참 멀다

집에 도착하여

수반 위에 모래를 깔고 바다를 채우고

섬 하나를 올려놓았다

 

*사도:여수시 화정면에 있는 섬, 공룡의 화석지로 알려짐.

 

이생용∙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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