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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아라시/박양추/깍지길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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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길 외 1편
갈매기와 손을 맞잡고 바다 위를 난다.
파도에 몸을 싣고 해파랑길 걷는다.
고운 모래밭에 천 년의 발자욱을 남긴다.
할배소나무와 할매소나무는 니캉 내캉
감포 바닷물이 마를 때까지 천년만년 살자 한다.
앙숙이던 다물은집과 안의원집이 마주보며 웃는다.
해안을 따라 둘레길을 거닐면 갯내음과 태양이 키운,
해국이 바위와 깍지를 끼며 파도와 숨바꼭질한다.
개가 신문을 보다
조간신문이 배달되면 귀를 열고 기지개를 켠다.
고양이 세수하고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한다.
안마의자에 앉아 물건값을 흥정한다.
상점 주인이 되어 거스름돈을 주고받는다.
색안경을 끼고 이 골목 저 골목 시장을 누빈다.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목청 높여 노래한다
두 발로 신문을 뒤집어 가며 보다가
놓친 기사가 나오면 눈을 부라리고 다시 본다.
애인을 구한다는 광고가 나오면 회회 꼬리친다.
퉁퉁 불은 젖꼭지 늘어뜨리고 신문을 보고 있다.
박양추∙경주 출생. 2013년 ≪리토피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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