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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신작시/김동호/공복의 복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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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공복의 복 외 1편
포만으로 배 터져
죽을 뻔했던 한 재벌이
뱃속 가득 찬 구정물
병원에서 쏟아내며 외친다
“福이여, 아― 空腹이여”
군포중앙도서관 문예창작실
특이한 독감방獨監房이다
완전히 혼자인데 혼자가 아니다
때때로 나무 풀 새 구름 하늘이
창을 뚫고 들어온다
소음 한 점 들어오지 못하는
두꺼운 벽이지만 틈새 비집고 들어오는
바깥 세상의 숨결 물결 바람결 있다
석가 예수 공자 장자 노자가
놀러오기도 하고
가까운 이웃들이 ‘우리 열쇠’로
이중삼중의 자물쇠를 열고
들어오기도 한다
번득! 화면 하나가 나타난다
임신한 창조주의 한 딸이
産卵 직전의 새를 만나는 장면이다
김동호∙ 1934 충북 괴산 출생.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바다, 꽃, 피뢰침 숲 속에서, 詩山 일기, 老子의 산, 나는 네가 좋다, 壺壺의 집, 나의 뮤즈에게, 오현금. 성균문학상 수상.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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