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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신작시/김서은/수요일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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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3,003회 작성일 14-03-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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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은/수요일 외 1편

 

 

바퀴들이 쏟아진다 쏟아지면서 사라지는 그 것들을 보고 있다 아스팔트위로 공포탄을 쏘는 질량으로 나는 흐르고 있다 검은 타이어를 신은 여자가 왼쪽으로 빨려들면서 고무 타는 냄새를 풍겼다 나는 여자의 푸른 하늘을 기억해내곤 했다 암호문 같은 출구가 엉클어진 틈새, 계단이 미끌미끌 쓸려내리고 자동차들이 쿠킹호일처럼 구겨져 있었다 여자가 얼굴을 들이밀고 그들이 빠져나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구름으로 가득 메운 슬라이딩 도어가 열렸다 맹수의 송곳니처럼 거리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떠밀려가고 붉은 등이 켜졌다 바퀴들이 행진을 멈추었다 바퀴들이 사라진 서랍 속으로 눈알들이 스며들었다 햇빛 속에서 간간이 빗소리를 들었다, 수요일이었다

 

 

 

 

춤추는 활자 공사장

 

 

말을 찾아 길을 떠난다

 

세모 네모 동그란 풀밭이 펼쳐진다

달려가는 말, 날아가는 말.

허공을 가파르게 기어오르는 말.

 

폭주족이 괴성을 지르며

내 앞으로 달려들고

고삐 풀린 말들이 잠실대교를 건너간다

 

한방의가능성고객대만족황금모텔공짜이벤트풋고추카페주물럭안마해피월드사우나청풍명월미녀방대박부동산참새노래방꿈나라pc총각슈퍼다퍼줘쮸꾸미딩동댕도나츠

 

your dream your life 로고송 흩날리는 공사장

꼬리에 꼬리를 밟힌 말들이 달려 나오고

철근 그림자들이 도로위에 흘러넘친다

 

말말말 말들이 마천루를 넘어서

비같이 음악 같이

고개를 들고 허리를 꺽고

달콤 쌉사한 스캔들 같이

혓바닥에 갇힌 곡조들은 왜 비린내를 풍기는 걸까

 

수시로 엉키는 내 말은

자꾸만 뒤를 보며 달린다.

막다른 골목 안으로

 

김서은∙ 2006년 ≪시와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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