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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신작시/최계철/지워주기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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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신작시/최계철/지워주기 외 1편
최계철
지워주기
초저녁을 미치게 좋아했어
환하던 밖이 방심한 사이
어둠은 거침없이 침범하고
어느덧 너와 나의 허물어지는 경계를
푸른 띠로 나누는 하늘
아 그때 오그라드는 심장이며 입 막고 느껴야했던 경련
회색밀물처럼 되돌아 오던 사춘기, 그것, 확실한데
기억이 안나 그 단어, 그 단어
그게 뭐였지? 뭐였지? 분명히 있는데
절망이야 결국 이리 되고 마는가
분해되는 기억력하고는
늙은 봄이
저 나그네도 결국 늙어 가는지
사방이 작년보다 훨씬 쇠쇠하고
이제는 인사를 해도
외면하고 지나가네
아서라 그깟 정 줘 무엇 하리
사방에 홍백불꽃 피우고 기다린들
*최계철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 저서 『도두를 꿈꾸는 하루』 외. 청라문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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