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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신작시/노두식/남루襤褸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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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신작시/노두식/남루襤褸 외 1편
남루襤褸 외 1편
노두식
돋아나는
새 순筍
비슷한 것은 가짜이니
봄이 정녕 소생의 계절이라 한 들
변화는 익명의 신인가
기억의 혼돈
찰나들을 짜깁기 해 개켜 놓은
낡은 융단일랑은
펼쳐
여름이 오는 빈 벽에 걸어두고
벗은 몸을 꿇리어
한참 시장기 돌아
고요하고 낯설게 봄볕이 스쳐갈 때
추색秋色
허공에
검은 양羊 한 마리
누구인가
마른 숲의 끝
빈 들판을 질러
점점이 어지러운 발자국들
햇빛이 올을 풀어
덥석 안아 띄워 놓는
거꾸로 지나간
먼 사람의 일들
천국의 무대에서
잃어버린 대사臺詞는
붉은 바람의 끝을 젓다 지치고
갈잎의 물을 먹어
바삭거리는 시선 너머
사라지다 만
종일만 남아
*노두식 1991년 《문학세계》로 등단. 시집 『분홍문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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