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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신작시/윤정구/히이잉, 권진규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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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신작시/윤정구/히이잉, 권진규 외 1편
히이잉, 권진규 외 1편
권진규의 작품 「말머리」를 보고 있으면
히이힝! 말울음 소리 들린다
들판을 달리던 말
산맥을 넘던 말
하늘을 날던 말, 말, 말
다리도 몸뚱어리도 날개도 다 잃고
오, 부드런 갈기만으로
꿈속을 달려가는 권진규의 말머리
대덕산 숭어
내 고향 대덕산에 숭어가 살았다
보리 베기 모내기
한창 바쁜 유월에
대덕산을 넘어오던 숭어 한 마리
바쁜 일손을 놓고 달려오는
큰누님의 그물손가방에 들려
산길을 넘던 숭어는
금빛 갑옷에 팔자수염이 의젓하였다
해마다 유월이면
숭어 한 마리와 함께 삼십 리를 뛰어왔다가
오두막집 뒤돌아보며 뒤돌아보며
되돌아가던 큰누님
포르르, 산새가 놀라 날더니
대덕산 노을이 곱더니
이제 아버지 어머니 산소가 바라보이는 곳
모두 돌아간 대덕산 노을 바다에
그때 그 숭어들이 뛰놀고 있다
*윤정구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눈 속의 푸른 풀밭』, 『햇빛의 길을 보았니』, 『쥐똥나무가 좋아졌다』, 『사과 속의 달빛 여우』 산문집 『한국 현대 시인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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