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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신작시/조현석/네비게이션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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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48회 작성일 19-07-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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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호/신작시/조현석/네비게이션 외 1편


네비게이션 외 1편


조현석



길을 잘못 들어 경로를 재검색합니다


설정한 목적지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갔을 때 급작스럽게 들려오는 여자의 음성 올바른 길로 재탐색하는 시간은 빠르면 5초, 흐트러진 길을 정리하여 가장 빠른 방향을 다시 잡아준다 우전회하라는데 좌회전해 다시 길을 잘못 들어도 또다시 5초면 재검색해 준다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한두 시간 구름처럼 흐르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바람처럼 쉬지 않고 달리다 해질녘 만난 나도밤나무와 요란스런 천둥 섞어 번개 치듯 인연 끊는다 어둠 깊어 안온한 계곡 두 다리 뻗고 잠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 또 하루를 달린다


인생을 잘못 들어 경로를 재검색합니다





우리들의 시작법詩作法



침침한 어두운 골목길에선 눈물이 난다
힘들고 피곤하고 구석에 웅크렸던 기억들뿐
예전엔 쨍한 햇빛 아래서 눈물이 났다
눈물방울로 스미는 한 줄기 빛이 반가웠을까


시에는 무슨 근사한 얘기가 있다고 믿는
낡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시에는
아무 것도 없다
조금도 근사하지 않은 우리의 생밖에*


시를 쓰면 세상은 어두워진다
어두워져야 작은 빛이 소중해지니까
부정하고 또 의심하며 살아왔다
부정에 부정을 더하면 강한 긍정이 되니까


시에는 허섭스레기 같은 얘기도 있다고 믿는

새로운 독자들이
지금도 태어나고 있다 시에는
있을 건 다 있다
반드시 쓰이고 읽힐 우리들의 생이니까


* 2연 전체 오규원의 시 「용산에서」 중에서 인용.





*조현석 198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스케치』, 『불법, …체류자』, 『울다, 염소』, 『검은 눈 자작나무』 등. 도서출판 북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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