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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김미애/송이松栮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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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99회 작성일 19-07-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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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김미애/송이松栮 외 1편


송이松栮 외 1편


김미애



돋아나는 가을을 막을 수 없다
 
균과 포자의 은밀한 거래가 집 한 채를 지었다
이슬과 바람 햇빛도 한 몫 했으리라
 
비 온 뒤


햇살 따끈한 날  균이와 포자가 설크러지더니
소나무 그늘 아래 아랫도리가 드러났다
불끈한 저것이 허리 굽혀 소고기 한 칼 끊게 한다





나는 간다, 인제읍으로



망설이고 망설였다
버스표에 밀리고 사람에 걸려
별 거 아닌 봄나물을 장날이면 늘어놓고 그 눈빛으로
말을 거는 동네할머니 종이커피 한 잔과 방금 둘둘 말린 김밥처럼
앞좌석에 앉아 가야할 길과 만들어가야 할 내일로 떠났다.
별이 사그러 들고 밤 조차 소멸되더니
분분한 꽃잎처럼 장터 주위로 모여들던 튀밥


사장님 여기 국수사리 더 주세요
장작난로 연기 매캐한 막국수집에 앉아
동치미 국물에 메밀가락 말아 점심을 먹는다


찬찬히 보니 아는 사람이고 까마귀인 인제 사람들
닫힌 문틈으로 스며드는 봄바람, 싸리꽃 가득 품고
부서진 고추 국물을 들이키고 
빠른 걸음으로 돌아가는 등짝을 볼 때마다
자주 보는 동무 대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 건다.


버스에서 내리면 새롭고 희한한 길
좀 전 돋아난 것은 풀이 아니라 꽃이었구나
손바닥에 스며든 꽃의 전설  그리고
가까이 벌레집의 건축양식이 동굴처럼 깊고 아득하다.





*김미애 2005년 《시와 산문》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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