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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강송숙/불청객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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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강송숙/불청객 외 1편
불청객 외 1편
강송숙
문득 찬 기운으로 잠 설친 아침
마당에 가끔 나타나 사료만 축내고
사라지던 어미 길고양이가
현관문 앞까지 올라왔다 그 곁에
어린 고양이 두 마리 어미 곁에 바짝 붙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앵앵거린다
저렇게
귀엽고 당당한 불청객이라니
청평사
청평사로 가야지 지난밤 뒤척이며 찾아낸
기억들을 가방에 넣고 청평사로 가야지
조각조각 부서지고 어긋난 것들이
내 속에서 덜컥거리는데 오월은 푸르고
그러나 나는 즐겁다
창창한 하늘에 한 조각
봄볕에 반짝이는 푸른 바람에 한 조각
비석 받침돌 안에 고인 빗물에 한 조각
-소실된 비석을 대신해 그 안에 잠시 서 있었던
내 마음에도 한 조각-
소원성취 기원을 매달고 오래 수고한 연등에 한 조각
하산하다 만난 젊은 연인 품속에 안겨있던
요크셔테리어에게 마지막 남은 한 조각
탈탈 털고 내려와야지 그러고 나면 선착장이
보이는 식당에 앉아 알덴테로 삶은 막국수를
꼭꼭 씹으며 생각하겠지 오월은 푸르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고
*강송숙 2014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풍경을 건너가다』, 『낯선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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