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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정령/사랑별곡 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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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신작시/정령/사랑별곡 외 1편
사랑별곡 외 1편
정령
꽃잎들이 날립니다.
온달과 평강공주가 날아갑니다.
몽룡이와 춘향이도 따라갑니다.
수일이와 순애가 날아갑니다.
갑돌이와 갑순이도 따라갑니다.
나풀나풀 날아가다가 펑퍼짐하게 자리를 깝니다.
그 꽃잎들 다 떨어진 자리에 철이와 영이도 철퍼덕 떨어집니다.
꽃잎들이 떨어집니다.
조각달이 설레어
그 사람 지나갔나 어디쯤 갔나 살피다가
새들이 놀다간 전선줄에 설렁설렁 다가앉는다
보다 못한 구름이 어깨 툭툭 말 걸어도
시선은 한 곳에 포물선을 긋고 기다린다
지나던 물새 떼 수런거리는 줄 모르고
음표 만들어 가락가락 흥얼댄다
기다린다는 말이 또록또록, 보고 싶다는 눈빛이 또롱또롱,
전선줄에 걸리면 물새 떼도 고갯짓으로 박자를 맞춘다
한 소절 음음음 콧노래 부르다가 두 소절 응응응 듣다가
물새 한두 쌍 날아오르면 조각달은 설레어 더 그리워지고
사나흘 열닷새 더 그리다 덩더꿍 달 공이질에 맘만 부하다.
*정령 2014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연꽃홍수』, 『크크라는 갑』. 전국계간지작품상 수상.
아라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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