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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시인/2010년 겨울호(제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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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시인
1945년 출생/연세대 영문과 및 同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문학박사./1968년『사상계』신인문학상으로 등단./저서로 시집 『허무집』,『풀잎』,『빈자일기』,『소리집』,『붉은 강』,『오늘도 너를 기다린다』,『벽 속의 편지』, 『어느 별에서의 하루』,『등불 하나가 걸어오네』,『초록거미의 사랑』, 육필시선『가장 큰 하늘은 그대 등 뒤에 있다』 외 다수.
시산문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명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시에 전화하기』/에세이『추억제』,『그물사이로』, 『잠들면서 잠들지 않으면서』,『허무수첩』,『사랑법』외 다수./ 그 외에 역서로 K.Gibran의『예언자』, H.D.Thoreau의『소로우의 노래』, 시동화 외 다수. / 현재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허총가虛塚歌 1
한밤중에 붉은
햇덩이 뜬다.
하늘로 가자.
하늘로 가자.
풀 눕고 모래 눕고
새들도 누운 다음.
돌아온 강물 끝에. 뻘바람에.
지붕을 거두어.
지붕을 거두어.
우훠넘차 슬프다.
어허영차 슬프다.
네 살은 내가 안고.
내 살은 네가 업고.
靑天하늘 밝은 밤
없는 곳 없는 곳으로.
길은 東西南北.
길은 東南西北.
그림자 되어 너.
한 꿈 그림자 되어 우리 함께.
오늘도 수만 잠
헛되고 헛되었으니.
하늘과 땅 한 통속이다
그녀는 지금 한창이다. 한창 때라 물이 올랐다. 붉은 볼에 깊은 이마, 꼭 다문 입술에서 이상해라, 우물처럼 캄캄한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다. 선혈의 울음. 절정이 쏟아 내는 뜨거운 말. 그것들 앞에서 난 왜 이렇게 오금이 저린 걸까. 아무것도 피해가지 않으면서 아무 하고도 마주서지 않은 채, 오래도록 그녀는 그녀의 이야기를 했다, 한다. 누구도 감당하지 못했던 시간과의 싸움에서도 그녀는 꼿꼿하다. 아마도 그녀는 하늘의 비밀을 아는 듯, 손을 조금 올려 뻗어 구름을 휘어잡는다. 그리고 그것들을 조금씩 떼어 사람들을 먹였다. 그녀 주위에서 우물우물 빵을 씹는 사람들, 그 속에 나도 있었다./- 2010. 10. 26. 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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